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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나는 꿈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기는 꿈을 잘 꾸고, 자기 꿈은 잘 맞는다고 말하면서도 섬김이 없는 모습이 싫어서 꿈 이야기를 터부시 했다.

     

오랜만에 해숙반스 권사님을 심방했다. 이집트 비전트립을 떠나기 전에 방문하려고 했는데 바쁜 일정으로 방문하지 못했기에 거의 두 달 만에 방문한 것 같다. 혈압으로 쓰러져서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어 병원에 계시면서 나에게 자주 와달라고... 그래야 간호원들이 자신에게 잘한다고 했는데 두 달도 넘어 방문하려니 혼날 것만 같다. 화나 있으면 어떻게 풀어주지, 어떻게 너스레 떨지.. 이런 생각으로 병실 안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게 웬걸 환하게 웃어주시며 반겨 주신다. 그러면서 말끝마다 감사해하신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하신다. 꿈속에서 천사를 보았다고 한다. 30대 청년 같은 천사인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자기에게 전도했다고 한다. 그분의 사랑을 느끼신 것이다. 그리고 이 꿈 이후로 권사님이 변하셨다. 갑자기 쓰러진 후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이 불평이었다. 예배 때에는 믿음의 말을 하셨지만 예배가 끝난 후 “나빴다, 못됐다”며 모든 사람과 모든 환경에 불평했다. 그래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고 치부했지만 마음 한쪽은 불편했다. 그런데 바뀌신 것이다. 짧은 대화 속에 감사가 100번은 나온 것 같고, 전도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듣든지 말든지 우리는 전도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그러면서 빨리 천국 가고 싶다고 한다. 전에는 힘들어서 죽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은 천국에서 할 일이 있다며 죽고 싶다고 한다. 전에는 심방하면 나를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 두려 하다가 가려면 서운함을 표시했는데 두 달만의 만남임에도 “바쁘시고 할 일 많은 데 가라”라고 한다. 또 전에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 먹고 싶다 하여 누군가 어렵게 구해다 주면 안 넘어간다며 힘들게 했는데 병원음식이면 된다고 감사만 하신다.

변했다. 변해도 확실히 변했다.

     

오래전 최월계집사님도 꿈속에 30대 청년이 나타나 자기의 배를 가르고 모든 장기를 꺼내어 깨끗이 씻은 후 다시 뱃속에 넣어 주는 꿈을 꾼 후 건강을 되찾고 매일 성경 읽으며 믿음으로 사시게 되었는데 해숙반스권사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선교지에서 꿈에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일이 지금도 일어난 것이다.

     

한 가지를 배운다. 어떻게 예수님을 만나든 진짜 예수님을 만나면 변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예수님의 향기가 나는 모습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꿈으로도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 내게 평안이 없고 향기가 없다는 것은 예수님과의 만남과 교제가 없기 때문이다. 예배 때마다 병 낫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기도로 수고해 주신 성도님들께 감사하다.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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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일기

     

한동안 한국에 방문할 때면 꼭 양화진에 있는 “선교사님들의 묘지”를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묘비명을 읽으며 거닐다 보면 복음의 생명력을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집트에 방문할 때마다 모카탐(쓰레기마을)에 있는 동굴교회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이 5번째인 것을 보면 내가 이집트를 5번 방문했나 보다.

     

구두수선공인 시몬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구두를 수선 중 여자의 다리를 보고 음욕이 일어나자 “네 오른눈이 실족케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마 5:29)”는 말씀처럼 한쪽 눈을 찔러 자기 스스로 애꾸눈이 된다. 그리고는 산꼭대기에 살면서 날마다 그곳에 사는 과부와 노약자들에게 물을 길어다 준다. 그러던 중 이슬람 세력이 그 땅을 통치하기 시작한 후 기독교인들을 핍박하기 위해 당시의 기독교 리더에게 성경에 보면 “겨자씨 만한 믿음이 있으면 산을 옮길 수 있다”라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한 산을 지목하고는 언제까지 옮겨놓으라고 한다. 그러면 기독교를 인정해 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기독교 리더는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는 중 천사로부터 구두 수선공인 시몬에게 부탁하라는 음성을 듣고 시몬에게 부탁한다. 그러자 시몬은 부탁을 거절하다가 온 기독교인이 금식하며 기도하자면서 부탁을 수용한다. 그리고 약속한 그 날에 기독교인들은 물론 이슬람 군대가 보는 앞에서 산이 뚜벅뚜벅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된다. 산이 옮겨진 것이다. 그리고 산이 움직였다는 사실에 그 지명을 모카탐(뚜벅뚜벅)이라고 부르고 그 산 위에 동굴을 파고 교회를 세우게 되었다. 그래서 이슬람의 통치 속에 1300년간 기독교가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 또다시 기독교인들에게 도전이 온다. 이집트 정부로부터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고 기독교인으로 사는 대신에 카이로와 기자 지역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리하며 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동굴교회 아래쪽으로 커다란 쓰레기 마을이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동굴교회에 가려면 악취는 물론 새까만 파리떼를 헤치고 가야 한다.

     

어렸을 때 절에 다니는 친구들과 하나님이 참신인가? 부처님이 참신인가?라고 논쟁이 붙었을 때 예수 믿는 우리가 하던 말이 있다. 예수 믿는 나라를 보라, 잘살지 않는가?. 그런데 불교 국가는 못살지 않느냐며 큰소리치곤 했다. 그런데 모카탐은 이 논리와 반대다. 예수님 때문에, 신앙 때문에 천하게 살고, 못살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일이 얼마나 고달픈지를 알기에 자식들이 태어나면 어린아이들의 손목에 십자가를 새기어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한다. 신앙 때문에 자신이 살아온 고난의 길을, 불이익의 길을 자식에게도 살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신앙 때문에 자식들에게 불이익을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다. 그 결과 공식적으로 이슬람국가인 이집트 속에 인구의 10%인 천만명 이상이 기독교인으로 살고 있다(많게는 30% 까지도 봄). 1300년 이상을 온갖 불이익 속에 신앙을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모카탐 동굴교회 천장 돌벽 위에 ”Amen Come Jesus Lord”라고 새겨져 있다. 이것은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이다. 그날을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내는 힘이다. 모카탐 동굴교회에는 동네 아래에서 올라오는 쓰레기 썩는 냄새가 있다. 오늘처럼 바람이 부는 날이면 더 심하다. 그런데 일행 중 누군가가 ”이 냄새는 이들의 삶“이라며 눈물을 흘린다. 쓰레기 냄새 속에서 이들의 신앙의 아름다움을 맡은 것이다.

나는 이제 휴스턴으로 돌아간다. 현재 휴스턴은 나에게 모카탐이다. 기적과 역사와 함께 온갖 냄새가 있는 모카탐이다. 그러기에 20년 이상 살았음에도 용기가 필요한 곳이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대하며 예배자로 살지 않으면 숨 쉴 수 없는 곳이다. 이들이 1300년간 모카탐에 살았듯이 휴스턴은 내게 삶이 되어야 한다. 그때 예수님의 향내가 날 것이다. 그래서 나도 “Amen Come Jesus Lord”라고 외쳐본다

내 안에서 “꽃들도 구름도 바람도 넓은 바다도 찬양하라…“이 찬양이 흥얼거려진다.

     

홍형선 목사

영성일기

     

아부심벨신전은 지금부터 3200년 전에 이집트 신왕조 시대에 람세스 2세가 세운 신전이다. 어느 고고학자가 모래 속에서 어렵게 신전을 찾게 된 이야기부터 아스완댐 건설로 물에 잠기게 되자 유네스코가 전 세계에서 모금하여 본형 그대로 물 밖으로 옮겨놓은 이야기, 61미터 동굴 안에 있는 신전 안 지성소에 람세스 2세 형상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호로스신과 아문신에게 람세스의 생일날인 2월 21일(추분)과 람세스의 즉위일인 10월 21일(추분)에 태양 빛이 들어오게 만들어졌지만, 현대의 과학을 총동원하여 신전을 옮겨놓고 보니 하루씩 늦어져 2월 22일과 10월 22일에 햇빛이 들어온다는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인지 아부심벨은 카이로에서 800km를 비행기 타고 와서 300km(4시간)를 자동차로 달려가서 그늘 하나 없는 태양 빛에서 땀을 쏟으며 보아야 함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나 또한 이렇게 달려와 아부심벨신전 앞에 섰다.

람세스 2세는 이집트의 파라오 중 96세까지 살며 7명의 정부인과 후궁들을 통해 아들 100여 명에 딸들까지 총 200여 명을 자식을 낳았다고 한다. 어떻게 그 시대에 96세까지 살 수 있었을까? 수많은 전쟁터에 나가고 수 없는 전염병 속에서 어떻게 96세까지 살 수 있었고, 어떻게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대한 제국을 세울 수 있었을까? 분명 승승장구한 삶을 산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삶을 자랑하고 싶어 신전들을 짓고 신들이 자기를 축복하여 자신의 삶이 승승장구함을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자기가 경배하던 신들과 자기 자신을 동격화하고 자신을 위한 신전까지 짓게 된 것이다. 아니 자기가 이제까지 숭배하던 신들보다 우월적인 존재임을 나타내기 위해 자기 생일날에 자기를 중심으로 빛이 들어오게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신전에서 인간의 교만함과 교만함의 끝을 느낀다. 예전에 선배 목사님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성과 물질과 명예를 조심하라고 했다. 나이를 먹고 하나씩 이루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우상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목회를 잘하고 싶었다. 모든 사람에게 칭찬 듣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다. 교인들의 숫자가 적을 때에는 어느 정도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젊은 목사의 열정이라는 거짓말로 속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교인들의 숫자가 조금 많아지고 나이를 먹으면서 쉽지가 않다. 내 의도와 달리 오해들이 생긴다. 교회에서도 그렇고 교단에서도 그렇다. 내 의도와 달리 자기편에서 생각하는 오해들이 생긴다. 그리고 나의 실수들도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런 오해들 앞에서 분을 내다가 좌절한다. 그런데 아부심벨 신전의 람세스 2세의 형상을 보며 내 속에 있는 람세스 2세의 교만과 같은 내 안의 교만과 의를 본다. 더 나아가 내 속에 있는 분노의 근원을 본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런 우상들에서 자유 할 수 있을까? 람세스 2세는 자기 자신을 자랑하다 자신이 만든 우상 안에 갇혀 버렸다. 다시 말해 자신의 연약을 인정하지 않고 성공에 취해 자랑하다 자신이 신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연약은, 지금 나의 곤고함은 주님께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이다. 내 의를 버릴 수 있는 기회이다. 내 손으로 만든 것들을 신이라 말하지 아니할 수 있는 기회이다. (호14:3)

여호와의 도는 정직하니 의인은 그 길로 다니거니와 그러나 죄인은 그 길에 걸려 넘어지리라. (호14:9)

     

주님! 말씀 속에서 주님 앞에 서는 그 날을 바라보며 살게 하소서.

     

홍형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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